덕질과 쌓여가는 책들
덕질, 즉 오타쿠질은 무엇인가 정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일단 어떤 취미가 능동적 정보 수집을 수반하는 것이라면 덕질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점이 높거나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해서 영화를 보는 것은 평범한 감상이다. 하지만 그 영화의 감독과 배우를 외우고 그 감독이 만든 작품이나 배우가 등장한 작품을 찾아서 본다면 그것은 훌륭한...
View Article먼 길로 가는 다카야마 출간 현황
갔다온지 벌써 반 년이 지났습니다만, 4월에 기후현 다카야마 시, 시라카와고 등지를 다녀와서 쓴 여행기 "먼 길로 가는 다카야마"의 전자책 출간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우선 전자책은 예스24, 영풍문고, 알라딘, 반디 앤 루니스, KT올레e북, 인터파크, 교보문고, LG U+이북, 메키아, 리디북스, Y2BOOKS, 바로북, T스토어,...
View Article내 엉덩이를 위한 슬림핏은 없다
마음에 쏙 드는 옷을 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것은 일단 디자인이 완전히 마음에 드는 옷이라는 게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전반적인 모양은 마음에 드는데 주머니 닫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든가 하는 문제가 꼭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 하나의 관문을 지난 다음에 따질 일인데, 그 관문이란 바로 몸에 맞느냐 하는...
View Article심리테스트를 믿지는 않지만 좋아한다
당신은 이번 주 월요일에 모험을 시작한 모험가입니다. 어느 날 당신이 방문한 마을의 주점에서 쉬던 중, 술을 마시며 사람들이 한탄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얼마 전,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성에 사는 마귀가 마을에서 제일가는 미녀를 납치해갔다는 겁니다. 촌장을 찾아가 자세한 사정을 들은 당신은 마귀를 물리치고 그녀를 구출하기로 했습니다. 촌장의 안내에 따라...
View Article자아 정체성을 찾는 질풍노도의 가면무도회- 마스커레이드(마스카라데)
Mascarade 마스커레이드는 시타델로 아주 친근한 디자이너 브루노 파이두티의 작품입니다. 제목 그대로 누가 누군지 모르는 가면무도회를 배경으로 한 기억/추리/블러프/이능력물이라고 보시면 되겠는데, 게임의 목적은 가장 먼저 13원을 모으거나, 누군가 파산했을 때 가장 많은 돈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매뉴얼의 세팅에 따라 게임에 사용될 직업...
View Article소셜 게임의 데드엔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게임 시장은 신기하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하는 사람만 하는 온라인 게임이 주류였는데, 이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소셜 게임이 주류가 된 것 같다. 친구가 재밌다고 초대하면 링크를 따라 들어가 공짜로 깔고, 공짜로 즐기다 경쟁심리에 불이 붙으면 돈을 써서 좀 더 좋은 아이템을 사다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는 구조가 이 캐주얼-소셜 게임이...
View Article주머니 속의 정전
예전 동아리방은 노천 극장 지하에 있어서, 정전되면 그야말로 완벽한 암흑이 찾아왔는데, 어째서인지 정전이 잦은 편이라 갑자기 정전이 되어도 침착하게 술을 사다 촛불을 켜고 마셨다. 누구한테 마시자고 하지 않아도 그렇게 마시고 있으면 오는 사람마다 와서 술을 청하곤 했다. 흐릿하게 흔들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에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것이다....
View Article크리스마스의 행복에 관하여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해야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지 법도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브에서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새벽이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성교하는 시간이라고 하니,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함께 보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 현대 사회의 보편적인 생각이 아닐까. 그리고...
View Article새해의 실감
1999에서 2000으로 넘어갈 때만 해도 숫자가 끔찍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2014년이 되었다. 2014년이라니, 저질스런 농담 같다. 2014라는 숫자에 익숙해지려면 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걱정이다.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쓰던 시절에는 해가 넘어갈 때마다 일이 있었다. 일단 서점에서 새로운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사야 했는데, 이건 1년의 계획적...
View Article먹을 게 없어
구내식당의 장점은 일단 값이 싸다는 것이지만, 사실 그보다 “고민할 필요가 거의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 식당이 아닌 다음에야 메뉴 세 가지 정도는 있어서 그 중 무얼 먹을까 고민하긴 하지만, 그 고민은 다른 곳에서 무얼 먹을까 고민할 때에 비하면 아주 간단하고 즐거운 고민이다. 적어도 자리에서 나갈 수는 있으니까 진전은 되지...
View Article가내 IT 담당의 걱정
원래 집안의 컴퓨터들은 컴퓨터 학원도 다니고 자격증도 딴 형이 관리해왔지만, 형이 군대에 가면서 자연스럽게 사정이 바뀌었다. 당시의 나는 하드를 포맷하고 윈도우즈를 재설치할 줄도 모르는, 컴맹까지는 아니지만, 컴퓨터 관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닥치면 다 하게 되어 있다고, 그때그때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배우다 보니, 일반적으로...
View Article체벌의 기술
남중 남고라는, 인간을 구렁텅이에 빠뜨리기 딱 좋은 환경에서 자란 탓에 교사의 학생 체벌은 꽤 많이 봐왔다. 남들에 비하면 거의 안 맞긴 했지만 직접 맞은 적도 제법 있다. 아무튼, 그러한 환경에서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바텐더가 각자의 철학을 갖고 칵테일을 만들듯이 교사들도 각자의 철학을 갖고 자신만의 체벌 방식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체벌...
View Article카드게임으로 만나는 TRPG - 패스파인더 어드벤처 카드게임
카드게임으로 만나는 TRPG - 패스파인더 어드벤처 카드게임 (매우 거대한 박스. 확장팩 꽂을 자리와 세이브 슬롯까지 마련되어 있다) 기본 시스템 패스파인더 어드벤처(이하 패스파인더)는 유명 TRPG 패스파인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카드게임으로, 기존의 게임들과는 차별되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차별적 시스템의 혁신성이란 가히 도미니언이 처음 선보인...
View Article운동과 영상의 동시 해결
현대인은 의식적으로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깨어있는 시간의 태반을 앉아서 보내는 데다가 영양 공급은 과하게 하니, 억지로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살이 찌고 근육은 퇴화한다. 하지만 오늘부터 정말 운동뿐이야, 하고 운동을 시작해도, 사실 운동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귀찮고 괴로운 것이니까, 어떤 식으로든 동기부여를 하지 않으면 장기간 지속할 수가 없다....
View Article카페는 마음의 산장
나는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 커피를 입에 대기만 하면 두드러기가 생긴다든가 발작을 일으킨다든가 하는 정도는 아니라, 마실 수도 있고 마시면 맛있다고도 생각하는데, 조금 마시고 나면 어쩐지 속이 거북하고 소화가 안 되는 듯한 불쾌감이 드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마실 수 있는 커피가 한 종류쯤은 있겠지 싶어 이것저것 시험해보았는데, 별 차이는 없었다. 또...
View Article목욕은 생명의 세탁
"목욕은 생명의 세탁”이라는 유명한 대사가 있는데, 목욕을 안 한 지 제법 오래된 것 같다. 그렇다고 전혀 안 씻은 것은 아니지만, 탕에서 느긋하게 몸을 불리고 때를 벗기는, 본격적인 목욕을 할 여유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아마 그만큼 몸도 마음도 더러워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목욕탕이 멀어졌다는 것도 본격적인 목욕을 하지 못하게 된 큰 이유 중...
View Article즐거운 잡동사니 아이쇼핑
잡화점이라고 할 만한 곳에서, 있으면 좋지만 꼭 필요하지는 않은 물건을 구경하는 것은 퍽 즐거운 일이다. 나는 그런 곳에 들어가면 몇 시간이고 보낼 수 있다. 내가 그런 잡화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일단 다양한 정리함이 진열된 곳이다. 보드게임을 취미로 가지면, 그리고 그 정도가 상당히 심각한 지경에 이르면 병적으로 정리함을 좋아하게 되는데, 그것은...
View Article명작과 망작 사이
최근 몇 주에 걸쳐서 누가 봐도 재미있는 명작과, 영화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망작을 번갈아가며 봤다. 낮에는 열사의 사막을 헤매고 밤에는 오아시스에서 주지육림을 즐기는 식인데, 이 정신 나간 짓을 반복하니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좀 있다. 일단 재미있는 작품은 왜 재미있고, 재미없는 작품은 왜...
View Article로스트 레거시, 큐윅스, 동방사쟁록, 퍼즐 앤 드래곤, 컬러레또, 사무라이 후기
로스트 레거시 Lost Legacy 러브레터로 유명한 미니 게임의 스페셜리스트 카나이 세이지의 작품으로, 러브레터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러브레터와 마찬가지로 카드를 1장씩 가지고 시작해서 한 장을 뽑고 한 장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사실상 한 명의 생존자만을 뽑던 러브레터와 달리, 로스트 레거시에서는 유적 카드를 찾는다는 목적이...
View Article슬픈 가면무도회
페이스북의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http://newspeppermint.com/2013/09/03/get-a-life/) 기사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한때는 어떻게 사는지도 알리고 책이나 게임을 만들면 홍보도 하려고 페이스북을 했지만, 일상에서 딱히 자랑할만한 부분도 없을뿐더러, 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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