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에 대한 추억은 없다
포켓몬 세대는 몇 년생부터 몇 년생까지인가? 이렇게 의문을 가질 때가 있지만 기준이 모호해서 정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포켓몬 세대인가? 하고 자문해본다. 답은 '아닌 것 같다'이다. 내가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주변에서도 포켓몬에 관해 열성적으로 이야기하는 친구는 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친구 별명을 포켓몬스터 이름으로...
View Article네버 부침개, 네버 어게인
명절 음식을 학수고대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달갑지 않다. 부침개를 도무지 좋게 생각할 수 없다. 분명 맛은 있지만, 맛있다고 뭐든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 이것을 만드느라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을 뿐더러, 무엇보다 우리집에서는 말이 명절 음식이지 명절이 지나고도 한없이 나온다. 석달은 나오는 것 같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한 두...
View Article서브웨이는 쾌락을 싣고
어릴 때부터 빵을 좋아했다. 그래서 점심때는 가능한한 밥 대신 빵을 먹고 사는데, 가끔은 저녁때도 빵을 먹는다. 그때마다 자주 이용하는 것이 '서브웨이'인데, 아실 분은 다 아시겠지만 이 샌드위치 전문점은 갖가지 재료를 준비해놓고 주문하는대로 만들어준다. 그런 것 치고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라 '스마트 서브'를 시키면 단 3500원에도 훌륭한...
View Article장기자랑 호러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악습을 몇 개 고르라면 그 중에 장기자랑은 반드시 넣고 싶다. 단체의 친목을 다진다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장기자랑은 자랑할 게 없는 사람으로서는 일종의 정신적 집단 폭행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런 자리에서 자랑할 게 하나도 없다고 물러서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암묵적인 강제성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문제가 있다), 어릴...
View Article결혼은 이인삼각
선배가 결혼했다. 식은 잠실의 아담한 웨딩홀에서 이루어졌는데, 넓지 않다 보니 자리가 없어 서서 봐야 했다. 다행히 요즘 결혼답게 정각에 시작해서 순식간에 해치우는 결혼이었다. 행진로는 유리로 되어 있었고, 좌우로는 작은 기둥이 늘어서 있었는데 기둥마다 꽃바구니가 놓여있어서 향기가 진했다. 식의 차례에 따라 조명이 비추는 부분이 바뀌어 신기했다. 신랑과...
View Article황금 멘탈을 가진 사나이
멘탈이 온통 황금으로 된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어릴 때 선생님들은 그가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행복하고 자신감이 넘쳐 흘렀기 때문이지요. 자신감이 넘치던 그는 어느날 당당하게 목에 보자기를 두르고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나 가슴에 황금 부스러기만 조금 묻어있고, 팔다리가 부러진 것 밖에 아무런 상처도 없었습니다....
View Article기록의 백업은 기억의 보존
9년째 매일 일기를 쓰고 있는데다 이런저런 기록을 남기는데 묘한 집착이 있는 나로서는 데이터 보존이 여간 중요한 일이 아니다. 손으로 쓴 일기는 사실상 손실될 일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종이만큼 훌륭한 보존 매체도 드물다), 손으로 쓰는데 한계를 느껴 워드프로세서로 작성을 시작한 뒤로는 데이터 소실이 호환마마보다 무서워졌다. 그래서 항상 중요...
View Article미술의 즐거움과 기린 그림
미술 활동은 본질적으로 즐거운 일이다. 물론 세상 어딘가에는 그림을 그리면 속이 메슥거리거나 멀미가 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찰흙으로 어떤 형태를 만드는 행위는 즐거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목으로서의 미술을 싫어하는 사람은 당연히 꽤나 많겠지만 그건 단순히 다른 사람의 작품과 나의 작품을 비교하고 교사가 지정한 틀에...
View Article블랙 빙고와 잃어버린 순수
개인적으로 빙고는 펜과 종이 밖에 없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극상의 유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숫자 빙고보다는 단어로 하는 빙고가 재미있다. 가장 만만한 것이 영화와 동물인데, 어릴 땐 이걸 "블랙 빙고"라는 규칙으로 했다. 그냥 한 줄 완성으로 끝나버리면 재미가 없으니까(기껏 써놓은 것도 아깝고) 칸을 모두 다 채워야 끝나는 것이다....
View Article완전한 사육
나는 여행계획을 짜는 것은 싫어하지만 여행은 좋아하는 편이고, 비행기를 타는 것은 더 좋아한다. 비행기 안은 어딘지 모르게 시간이 정지한 공간 같다. 관광객의 일정표는 보통 "비행시간" 동안 뭔가를 하기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다들 나른해보이고, 심각한 행패를 부리거나 큰 소리를 내는 사람도 없다. 나는 이렇게 별 수 없이 뭔가...
View Article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다 괜찮을거야
영어권 국가에서 사과하는 것을 들어보면 'It's never gonna happen again -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곤 한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을 뿐이고 영어권 국가에 가본 적은 없으니까 영어를 쓰는 사람이면 다 이런 표현을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이런 사과야말로 진짜 사과라고...
View Article지금은 없는 투명인간을 위하여
"만일 당신이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이런 저런 망상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놀라운 질문은 내가 기억하는 한 꽤나 오래된 것으로 이 이야기만 나오면 다들 신나게 떠들어댈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도 초등학생들이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겠고(별로 하지 않을 것 같다), 머리가 굵어진 이제 와서는 영 흥이 나지 않는 질문이다....
View Article강한 미소녀를 찾아서
현실에서 미소녀를 보기도 힘들지만, 근육이 튼실한 여성을 보기도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그것도 환경 나름이라, 헬스장이라면 일상적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적어도 나는 믿음직한 근육을 가진 여성을 평생 꼭 한 명 보았다. 성악과 출신의 교수님이었는데, 대단히 아름다우시고, 화려한 옷을 즐겨 입으시며, 교육에 대한 열정과 실력도 뛰어난...
View Article대만여행.2012.12.04.인천에서 야시장까지
여행기를 쓸 정도의 기력은 없으므로 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간단한 설명만 올리겠습니다. 아껴쓰던 카메라가 고장나서 모든 사진은 아이폰 4S로 촬영했습니다. 인천공항의 이른 아침 대한항공 기내. 다른 항공에 비하면 상당히 넓고 편하게 느껴졌다. 스크린 옆에는 USB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포트도 있고, 바닥 어디에는 일반 콘센트도 있었다. 터치스크린 기기로...
View Article대만여행2012.12.05.고궁박물관에서 용산사까지
드디어 화려한 조식시간. 그동안 가본 어떤 숙소보다 조식이 화려했는데, 낫토가 있다는 점이 특히 만족스러웠다. 일본에서도 못먹은 낫토를 대만에서 원없이 먹게 될 줄이야... 남자 요리사 둘이 보였는데, 한 명이 금발이라 모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박물원 가는 버스 정류장의 옆 정류장. 다들 색색깔의 우산을 쓰고 길게 줄 서있는게 신기했다. 박물원행...
View Article대만여행. 2012.12.06.예류에서 타이페이101타워까지
일어나니 발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무릎이 아파서 케X톱을 붙였다. 고통스러운 여행이었다...아무튼 조식은 훌륭. 어제는 무료인 줄 몰라서 안시켰는데, 사실 달라면 주는 오믈렛. 아이스크림도 초코, 바닐라, 딸기의 삼종세트가 아니라 민트초코, 망고 등등 좋은 것들이었다. 게다가 온도도 딱 적당해서 퍼오기도 먹기도 완벽했다. 맛 자체보다 이 적정 온도 설정에...
View Article에어로플레인즈, 이클립스 후기
1.에어로플레인즈Aeroplanes: Aviation Ascendant마틴 월레스작 치고는 가벼운 게임입니다. 항공사를 운영해서 항로를 개척하고 승객을 날라 이윤과 승점을 얻는 게임이죠. 그런데 보잉747 같은게 다니는 때가 아니라 1차대전 전후라 취항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비행기를 사와야 하고, 비행기를 사면 공항타일을 추가로...
View Article대만여행.2012.12.07.1914창의문화원구에서 집까지
여행 마지막날.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뒤 가까운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야속하게도 날이 기막히게 좋았는데, 우산을 쓰고 트렁크를 끄는 것보다는 나으니 다행이긴 했다. 숙소 바로 옆이 1914 창의문화 원구라 보러 갔다. 원래 공장지대였던 이 곳은 지금은 각종 문화 행사와 카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낡은 건물과 녹음이 잘 어우러져 분위기가 신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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