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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메모선장의 블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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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멘탈을 가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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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이 온통 황금으로 된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어릴 때 선생님들은 그가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행복하고 자신감이 넘쳐 흘렀기 때문이지요.
자신감이 넘치던 그는 어느날 당당하게 목에 보자기를 두르고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나 가슴에 황금 부스러기만 조금 묻어있고, 팔다리가 부러진 것 밖에 아무런 상처도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부모님은 그의 멘탈이 황금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이 사실을 사나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안그래도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이 그 이상 어찌될 지 두려웠던 것이죠.
그리고 드디어 성년의 날이 되어 부모님은 이 사실을 사나이에게 알려줍니다. 그러자 사나이는 크게 기꺼워하며 멘탈을 한 덩어리 꺼내어 부모님께 던져주었습니다. 사나이는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괜한 짓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어쨌든 사나이는 부모가 예상했던대로 자신의 멘탈이 황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유열을 경험하고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돈으로 못할 일이 없었습니다. 훌륭한 차, 고액 과외를 통한 학력, 체형 관리와 부분성형을 통한 미모,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여자들.......
그러나 사나이가 유열을 느끼면 느낄 수록 마음 한 구석은 말라서 무너져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사나이는 마음의 공동을 채우기 위해 열락의 향연으로 뛰어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사나이는 우연히 아름다운 미망인을 만나게 됩니다. 사나이는 남편을 잃고 실의에 빠진 그녀가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줍니다. 그가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의 멘탈을 쓴 것은 그것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나이가 미망인의 행복을 위해서 황금 멘탈을 쓰면 쓸 수록, 그는 자신이 어디에도 없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그는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행복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 없고, 근원을 알 수 없는 고독과 자기 혐오에 시달려 초췌해진 그는 미망인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미망인은 차츰 생기를 되찾더니 가장 행복하던 때처럼 구김살 없이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항상 우울하고 괴로워 보이는 사나이를 떠나 돈 많고 유쾌한 남자를 만나 재혼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사나이는 마지막 남은 멘탈을 팔아서 결혼식장에 다른 어떤 것보다 크고 아름다운 화환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에게는 마침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부도, 명예도, 삶의 목적도, 멘탈 한 조각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하나 남은게 있다면 육신 뿐이었는데, 자신에게는 도무지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황금 멘탈을 가졌던 사나이는, 자신의 육신도 함께 미망인에게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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