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보다는 만화책이 좋다고 쓴 나지만, 텍스트가 주를 이루는 책이라면 전자책이어도 별 불만은 없다(그런 전자책들을 출판하고 있기도 하고). 웹툰도 그 매체보다는 스크롤에 불만이 있었던 셈이니 스크롤을 할 일이 없는 텍스트라면 딱히 불만도 없다. 아니, 스크롤이 있더라도 텍스트라면 별로 불편하지 않다. 상당 공간이 한 덩어리로 의미를 갖는 그림에 반해 텍스트는 윗줄과 아랫줄을 동시에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세로쓰기로 된 소설을 세로로 스크롤하면서 봐야한다면 물론 짜증나겠지만, 다행히 아직 그런 괴이쩍은 매체는 보지 못했다.
아무튼, 굳이 텍스트 전자책에서 불만을 찾자면 일단, 전자책인 이상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책장을 넘길 수 없다는 게 있겠다. 이건 전자책의 본질적인 의의 자체에서 출발하는 문제니까 여기에 깊은 불만을 가지면 전자책을 만들 수도 읽을 수도 없겠지만, 분명 아쉽긴 하다. 손으로 책장을 한 장 넘기는 행위는 독서의 즐거움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불만은 "전자책은 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체를 가진 일반 도서라면 사서 읽고 친구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빌려줄 수도 있고, 이것은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의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다. 하지만 전자책에는 아직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내가 아무리 전자책으로 재미난 책을 봤다고 해도 친구에게 빌려줄 수는 없다. 굳이 빌려주자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빌려주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안전하지 않은 것 같고, 책장 전체를 넘겨주는 셈이라 꺼려진다. 빌리는 입장에서도 로그인 아이디를 자꾸 바꿔대기는 영 성가신 일이다. 그리고 책을 빌려주고 빌리는 행위에는 만나서 책을 주고 받으며 그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아이디를 빌려주는 것으로는 역시 그 맛을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인데, 전자책의 일부분을 메시지와 함께 보내는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어떨까. 이 책 재미있더라 하고 메시지와 함께 보내면 받은 사람은 앞 부분을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하는 것이다. 추천을 한 사람과 추천을 받은 사람은 소정의 마일리지를 받아서 나중에 사용할 수도 있다. 책을 가진 사람은 남이 좋아할만한 것을 권하는 기쁨은 누릴 수 있고, 판매사는 사용자가 알아서 영업을 해주니까 서로 좋을 것 같은데, 왜 아직 없는지 모르겠다. 아니, 어딘가에는 이미 있거나 아니면 만들어지는 중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스마트폰이 있어도 근본적으로 전자책은 전혀 접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무리 대단한 시스템이 생겨나도 별 소용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텍본'은 보지만 전자책은 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누군가로 하여금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서비스에 가입하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싶다. 전자책의 진정한 슬픔과 한계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서비스에 묶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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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굳이 텍스트 전자책에서 불만을 찾자면 일단, 전자책인 이상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책장을 넘길 수 없다는 게 있겠다. 이건 전자책의 본질적인 의의 자체에서 출발하는 문제니까 여기에 깊은 불만을 가지면 전자책을 만들 수도 읽을 수도 없겠지만, 분명 아쉽긴 하다. 손으로 책장을 한 장 넘기는 행위는 독서의 즐거움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불만은 "전자책은 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체를 가진 일반 도서라면 사서 읽고 친구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빌려줄 수도 있고, 이것은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의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다. 하지만 전자책에는 아직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내가 아무리 전자책으로 재미난 책을 봤다고 해도 친구에게 빌려줄 수는 없다. 굳이 빌려주자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빌려주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안전하지 않은 것 같고, 책장 전체를 넘겨주는 셈이라 꺼려진다. 빌리는 입장에서도 로그인 아이디를 자꾸 바꿔대기는 영 성가신 일이다. 그리고 책을 빌려주고 빌리는 행위에는 만나서 책을 주고 받으며 그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아이디를 빌려주는 것으로는 역시 그 맛을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인데, 전자책의 일부분을 메시지와 함께 보내는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어떨까. 이 책 재미있더라 하고 메시지와 함께 보내면 받은 사람은 앞 부분을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하는 것이다. 추천을 한 사람과 추천을 받은 사람은 소정의 마일리지를 받아서 나중에 사용할 수도 있다. 책을 가진 사람은 남이 좋아할만한 것을 권하는 기쁨은 누릴 수 있고, 판매사는 사용자가 알아서 영업을 해주니까 서로 좋을 것 같은데, 왜 아직 없는지 모르겠다. 아니, 어딘가에는 이미 있거나 아니면 만들어지는 중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스마트폰이 있어도 근본적으로 전자책은 전혀 접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무리 대단한 시스템이 생겨나도 별 소용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텍본'은 보지만 전자책은 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누군가로 하여금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서비스에 가입하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싶다. 전자책의 진정한 슬픔과 한계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서비스에 묶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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