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24.목.
10시 반 출발. 2박 3일의 새터 직후라 잔 것 같지 않고 끔찍하게 피로했다. 어깨가 심하게 아파왔다.
탑승 수속 마감 직전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쳤는데, 아버지는 멀티툴과 라이터 셋을, 엄마는 스위스 아미나이프를, 나는 면도칼을 잊고 있다가 걸렸으므로 아버지가 나가서 처리했다.
공항이 작은 탓인지 비행기는 버스를 타고 멀리까지 나가서 계단을 이용해 탑승해야 했다. 왼쪽에는 여자 둘이 앉아서 쉬지 않고 떠들었고, 오른쪽에는 꼬마가 않아 칭얼거렸다. 이륙하는 비행기에서는 제초기 돌리는 소리가 났다. 스튜어디스들의 미모가 빼어났고 제복이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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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제주도에 도착.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바람이 심했다.
1시40분. 퓨전한식점에 들어가려다 너무 비싸보여 그만두었다. 2시에 중국집에 들어갔다. 짜장이 3000으로 제법 쌌다. 부모님은 커피가 맛있다고 했다. 음식도 맛있었다. 가족끼리 중국집에 온 것은 거의 10년만이 아닌가 싶었다. 차에서 날이 뜨거워 창을 열어야 했다. 도로에 신기루가 보였다. 열대 나무들의 잎이 추위에 반정도 시들었다.![]()
2시46분 제주미니랜드. 가요 댄스곡이 나와 미덥지 못했지만 그럭저럭 볼만은 했다.
역시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 디자인의 정문.
포박 플레이 중인 걸리버.
젖을 먹는데 그다지 열성적이지 못한 로물루스, 레무스와 뒷골목에서 좀 노는 듯한 소년.
오사카 성 천수각. 상당히 잘 만들었다.
자금성. 엎드린 사람들도 실감난다.
판타지아 시절의 미키마우스 그림. 유적이라고 해도 되겠다.
지구에 이변이 생기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물 1위인 자유의 여신상. 근데 저 뒤에 뭔가 수상한 것들이 보인다.
진실의 입. 그레고리 팩의 연기는 참 좋았다.
상당히 최근에 생긴 듯한.... 모형들.
독일의 성도 빠지지 않았는데, 천수각만한 퀄리티는 나오지 않은 것 같다.
!!! 징그러운 손의 루피와 칼을 두자루나 잃어버린 조로.
심지어 우솝은 5톤짜리 망치를 들고 있어!!!
자유 여신상 뒤에 있던 문제의 모형들. 슈렉인 건 확실한데, 어째 여섯시 내고향에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모습이다.
모아이 거상들도 있는데, 어쩐지 원본보다 시무룩해보인다.
타워브릿지와 또 어딘가의 유명한 건물이 보인다(이름을 까먹었다).
어쩐지 청와대 앞에 앉아있는 스펀지밥.
아름다운 타지마할.
러시아의 바실리 성당도 빠질 수 없다. 테트리스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건물.
말할 것도 없이 유명한 오페라하우스.
이건 제주도 전통 화장실로... 밑에는 돼지를 키우게 되어있다. 일을 봤는데 돼지가 머리를 털어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마찬가지로 영화에서 참 잘 부서지는 에펠탑.
이야, 국보 1호다! 대한민국 국보 1호!
아무리 봐도 무섭게 생긴 텔레토비 무리들.
공원 테마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쥬라기 공원도 있다...
지구에 이변이 닥쳐오면 브라질에서 가장 잘 무너지는 예수상.
브뤼셀의 오줌누는 소녀. 그동안 소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소녀도 있다는 걸 여기서 알았다. 아마 민망해서 덜 알려진 듯.
3시40분 출발. 삼나무길에 말타는 곳이 있었다. 두번을 소독했다.
4시12분. 비자나무숲. 숲은 푸른 색이었다. 꼬마들이 달리다 넘어져서 아버지가 일으켰다. 부모가 달려오기 전에 떠났다. 매점에서 과자와 음료를 샀다. 가게 점원은 억양이 독특했고 말 수가 적어보였다. 아버지가 여기도 추웠느냐고 물으니 영하로 내려갔다며 이런 날이 오지 않을 줄 알았다고 했다. 이상하게 까마귀가 많았다. 한국보다 일본에 가깝다는 말이 일리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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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의 비자나무 숲 입구.
중간에 있던 식수대. 정말 나무에서 물이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제주도 어딜가나 돌담이 보였는데, 비자나무숲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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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분위기의 삼나무길.
6시쯤 끔찍한 졸음이 쏟아졌다.
6시반. 용두암. 해가 지고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했다. 바다는 쓸쓸했다. 용두암 밑은 검고 커다란 현무암들이 잔뜩 있어 걷기에 힘들었다. 제주도 오는 부부가 모두 오는 곳이므로 부모님도 30년쯤 전에 본 곳일 것인데, 아버지는 용두암이 초라해졌다고 말했다. 용두암 뒤로 호텔이 서서 보이지 않게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용두암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정확히 어떻게 용인지는 모르겠다.
7시. 이마트에 도착했다. 나는 차에 남아 일기를 쓰고 한 시간 동안 잠을 청했다. 많은 생각이 떠돌았다.
8시 삼촌일가가 도착했다. 숙모가 봐뒀다던 흑돼지 집으로 갔다. 공영 주차장이 있어 주차했는데, 직원들이 우왕좌왕했다. 아이들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저들끼리 놀았다. 가게에 들어가려는데 아가씨 둘이 다른 데가 좋다고 말렸다. 어쩌나 하다 맛은 여기가 낫다기에 가봤는데, 자리가 없어 아가씨들이 가라는대로 가야 했다. 애 어른이 따로 앉았는데 아이들과 할 말이 없었다. 아이들은 핸드폰을 만지고 저들끼리 떠드느라 바빴고, 고기를 별로 먹지 않았다. 고기를 내가 구워야 했다. 흑돼지에서는 돼지고기맛이 날 뿐이었다. 술을 마시고 잠들고 싶었지만 형과 나만 먹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콘도로 가다 아버지가 안경을 놓고 와서 되돌아갔다.
콘도는 꽤나 컸다. 밤하늘에 별이 많이 보였는데, 그 중 삼태성을 구별할 수 있었다. 짐을 방까지 가져가느라 어깨가 빠질 지경이었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씻고 나서 어른들만 모여 맥주를 먹으며 TV를 보았다. TV는 정말 어딜 가든 있구나 싶었다. 삼촌은 내가 맥주를 잘 먹는 것 같다며, 소설을 쓰려면 역시 술을 많이 먹어야 하는 것이냐고 묻기에 나는 웃기만 하고 요즘은 잘 안쓴다고 했다. 일기를 쓰다 12시 20분 쯤 잠을 청했다.
tag : 제주도, 미니미니랜드, 용두암
10시 반 출발. 2박 3일의 새터 직후라 잔 것 같지 않고 끔찍하게 피로했다. 어깨가 심하게 아파왔다.
탑승 수속 마감 직전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쳤는데, 아버지는 멀티툴과 라이터 셋을, 엄마는 스위스 아미나이프를, 나는 면도칼을 잊고 있다가 걸렸으므로 아버지가 나가서 처리했다.
공항이 작은 탓인지 비행기는 버스를 타고 멀리까지 나가서 계단을 이용해 탑승해야 했다. 왼쪽에는 여자 둘이 앉아서 쉬지 않고 떠들었고, 오른쪽에는 꼬마가 않아 칭얼거렸다. 이륙하는 비행기에서는 제초기 돌리는 소리가 났다. 스튜어디스들의 미모가 빼어났고 제복이 훌륭했다.

썰렁한 국내선

계단으로 비행기 타본 것은 처음이었다. 솔직히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1시, 제주도에 도착.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바람이 심했다.
1시40분. 퓨전한식점에 들어가려다 너무 비싸보여 그만두었다. 2시에 중국집에 들어갔다. 짜장이 3000으로 제법 쌌다. 부모님은 커피가 맛있다고 했다. 음식도 맛있었다. 가족끼리 중국집에 온 것은 거의 10년만이 아닌가 싶었다. 차에서 날이 뜨거워 창을 열어야 했다. 도로에 신기루가 보였다. 열대 나무들의 잎이 추위에 반정도 시들었다.

볶음밥이 대단히 맛있었다.
2시46분 제주미니랜드. 가요 댄스곡이 나와 미덥지 못했지만 그럭저럭 볼만은 했다.


























3시40분 출발. 삼나무길에 말타는 곳이 있었다. 두번을 소독했다.
4시12분. 비자나무숲. 숲은 푸른 색이었다. 꼬마들이 달리다 넘어져서 아버지가 일으켰다. 부모가 달려오기 전에 떠났다. 매점에서 과자와 음료를 샀다. 가게 점원은 억양이 독특했고 말 수가 적어보였다. 아버지가 여기도 추웠느냐고 물으니 영하로 내려갔다며 이런 날이 오지 않을 줄 알았다고 했다. 이상하게 까마귀가 많았다. 한국보다 일본에 가깝다는 말이 일리있는 모양이다.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의 비자나무 숲 입구.




6시쯤 끔찍한 졸음이 쏟아졌다.
6시반. 용두암. 해가 지고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했다. 바다는 쓸쓸했다. 용두암 밑은 검고 커다란 현무암들이 잔뜩 있어 걷기에 힘들었다. 제주도 오는 부부가 모두 오는 곳이므로 부모님도 30년쯤 전에 본 곳일 것인데, 아버지는 용두암이 초라해졌다고 말했다. 용두암 뒤로 호텔이 서서 보이지 않게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7시. 이마트에 도착했다. 나는 차에 남아 일기를 쓰고 한 시간 동안 잠을 청했다. 많은 생각이 떠돌았다.
8시 삼촌일가가 도착했다. 숙모가 봐뒀다던 흑돼지 집으로 갔다. 공영 주차장이 있어 주차했는데, 직원들이 우왕좌왕했다. 아이들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저들끼리 놀았다. 가게에 들어가려는데 아가씨 둘이 다른 데가 좋다고 말렸다. 어쩌나 하다 맛은 여기가 낫다기에 가봤는데, 자리가 없어 아가씨들이 가라는대로 가야 했다. 애 어른이 따로 앉았는데 아이들과 할 말이 없었다. 아이들은 핸드폰을 만지고 저들끼리 떠드느라 바빴고, 고기를 별로 먹지 않았다. 고기를 내가 구워야 했다. 흑돼지에서는 돼지고기맛이 날 뿐이었다. 술을 마시고 잠들고 싶었지만 형과 나만 먹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콘도로 가다 아버지가 안경을 놓고 와서 되돌아갔다.
콘도는 꽤나 컸다. 밤하늘에 별이 많이 보였는데, 그 중 삼태성을 구별할 수 있었다. 짐을 방까지 가져가느라 어깨가 빠질 지경이었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씻고 나서 어른들만 모여 맥주를 먹으며 TV를 보았다. TV는 정말 어딜 가든 있구나 싶었다. 삼촌은 내가 맥주를 잘 먹는 것 같다며, 소설을 쓰려면 역시 술을 많이 먹어야 하는 것이냐고 묻기에 나는 웃기만 하고 요즘은 잘 안쓴다고 했다. 일기를 쓰다 12시 20분 쯤 잠을 청했다.
tag : 제주도, 미니미니랜드, 용두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