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히는 것은 싫어하지만, 반대로 사진을 찍는 것은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는 용돈 사정에 맞지 않게 토이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동산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집에 들여놓은 초기형 디지털 카메라를 쓰다가, 결국 혼자 쓸 디지털 카메라를 장만했다. 가격대 치고 화각이 넓고 줌이 잘 되며 접사가 뛰어난 모델인데, 그걸 고르느라 한 고생은 이제와서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 쇼핑 중에 디지털 카메라를 고르는 것처럼 피곤한 정신 노동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최근까지 잘 썼는데... 여행을 가기 전에 꺼내보니 고장나 있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다니는 내내 아이폰 4s로 촬영을 해야 했다.
그런데 돌아와서도 카메라를 수리하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안할 것이다. 아이폰의 화소도 상당히 높아서 산 지 몇 년이 되는 카메라와 비슷한데다 상황에 따라서는 사진이 더 잘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할 것도 없이 카메라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어서 좋고, 바로 편집하거나 공유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위치 정보까지 입력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은 게 어디였는지 골똘히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카메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요즘은 와이파이를 지원하거나 GPS가 달린 카메라도 나오는 모양이지만, 뭘 사든간에 순식간에 구형이 되어서 값이 바닥을 친다고 생각하면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로 버티는 게 속편하다.
물론 DSLR을 쓰면 훨씬 사진이 멋지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파인더를 보며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야말로 사진 활동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인데, 아쉽게도 스마트폰으로는 그런 기쁨을 절대 누릴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카메라란 사진을 찍을 때가 아니면 단순히 무겁고 잘 깨지는 짐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먼 여행지까지 가서 괴멸적으로 무거운 DSLR을 금이야 옥이야 가지고 다니자면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회의가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고생은 또 집에 도착해서 큰 화면으로 사진을 정리하는 순간 보상받으니... 결국 가지고 다니긴 무겁고 없으면 아쉬운 계륵인 셈이다. 아마 그래서 소형의 컴팩트한 DSLR이 나오는 것이겠지만, 당연히 작으면서 성능도 좋은 물건은 비쌀 수 밖에 없다. 결국은 스마트폰 카메라나 쓰자는 원점으로 돌아온다. 작고 가볍고 뷰파인더가 달려있으면서 화소수가 높고 위치 정보가 기록되며 블루투스로 파일 공유도 가능한데 가격은 적당한 물건은... 21세기 안에 나올 수 있을 것인가?
tag : dslr, 카메라
그래서 이것을 최근까지 잘 썼는데... 여행을 가기 전에 꺼내보니 고장나 있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다니는 내내 아이폰 4s로 촬영을 해야 했다.
그런데 돌아와서도 카메라를 수리하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안할 것이다. 아이폰의 화소도 상당히 높아서 산 지 몇 년이 되는 카메라와 비슷한데다 상황에 따라서는 사진이 더 잘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할 것도 없이 카메라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어서 좋고, 바로 편집하거나 공유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위치 정보까지 입력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은 게 어디였는지 골똘히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카메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요즘은 와이파이를 지원하거나 GPS가 달린 카메라도 나오는 모양이지만, 뭘 사든간에 순식간에 구형이 되어서 값이 바닥을 친다고 생각하면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로 버티는 게 속편하다.
물론 DSLR을 쓰면 훨씬 사진이 멋지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파인더를 보며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야말로 사진 활동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인데, 아쉽게도 스마트폰으로는 그런 기쁨을 절대 누릴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카메라란 사진을 찍을 때가 아니면 단순히 무겁고 잘 깨지는 짐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먼 여행지까지 가서 괴멸적으로 무거운 DSLR을 금이야 옥이야 가지고 다니자면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회의가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고생은 또 집에 도착해서 큰 화면으로 사진을 정리하는 순간 보상받으니... 결국 가지고 다니긴 무겁고 없으면 아쉬운 계륵인 셈이다. 아마 그래서 소형의 컴팩트한 DSLR이 나오는 것이겠지만, 당연히 작으면서 성능도 좋은 물건은 비쌀 수 밖에 없다. 결국은 스마트폰 카메라나 쓰자는 원점으로 돌아온다. 작고 가볍고 뷰파인더가 달려있으면서 화소수가 높고 위치 정보가 기록되며 블루투스로 파일 공유도 가능한데 가격은 적당한 물건은... 21세기 안에 나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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