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사서 어제까지 신은 신발을 버렸다. 달리 신을 신발이 없어서 매일같이 신고 신고 또 신고 지퍼 손잡이가 부러져서 클립달고 밑창 갈고 찢어지고 벌어져서 가죽 접착제로 수선하고 구멍나서 다른 가죽으로 덧대고 정말 악착같이 신었는데 결국 버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생 신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드는 신발이었는데 수선집에서도 더는 수선할 수 없다고 거절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새 신발을 사긴 했지만 아버지는 슬쩍 보더니 예언자처럼 '쉽게 찢어져서 오래 신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완벽하게 내 마음에 드는 신발이면 상관 없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라 마음이 몹시 좋지 않다. 좋은 잡지는 폐간된 잡지 뿐인 것처럼 완벽한 신발은 버려진 신발 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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