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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메모선장의 블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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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은 많지만 웃긴 여성은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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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지나면서 여성들은 갈 수록 멋스러워지고 아름다워져서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런데 비해서 웃긴 여성을 만나기란 예나 지금이나 힘들다. 주변에서 웃긴 사람이 누가 있나 떠올려보면 대체로 남성이 떠오른다. 내가 남중 남고를 나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여성의 농담과는 별로 맞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내가 만난 여성들 중 이 사람은 정말 대책없이 웃기다 싶은 여성은 꼭 두명이었는데, 한 명은 학교 선배의 친구였다. 어쩌다보니 그 그룹과 동석하게 되어 음료를 시켰는데, 종업원이 "커피, 녹차, 사이다, 콜라있는데 뭘로 하시겠어요?" 하고 묻자 그녀는 일행 중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망설임 없이 "하나씩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써놓고 보니까 별로 웃기지 않은데, 종업원이 진지하게 "아, 커피 하나, 녹차 하나 사이다 하나 콜라 하나로 드려요?" 하고 대답해서 우리 모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두번째로 만난 사람은 학교 후배의 여동생이었다. 키가 크고 태도가 밝은 여성이었는데, 잠시 대화를 나눠본 것만으로 그녀가 지극히 웃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짐 캐리처럼 표정이 풍부하니 무슨 얘기를 하든 웃기지 않을 수가 없다. 발달한 안면 근육과 다양한 표정은 정말 대단한 재능이다. 
 어쨌든 웃긴 사람들은 잘 관찰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일단 웃긴 말을 하면서 자기는 웃지 않는다. 자기부터 웃겨버리면 이미 그 개그는 생명력을 반쯤 잃어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로 상황에 적절한 비유를 떠올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건 나도 그럭저럭 자신이 있다. 그리고 세 번째로, 표정이 풍부하고 동작이 크며, 상황 재현력이 뛰어나다. 이런 사람은 무슨 얘기를 하건 이야기가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외국에 살다 온 사람들 중에 이런 사람이 많은데, 마음의 벽이 두터운 나로서는 이런 식으로 다채롭게 말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애초에 별로 웃지 않으니까 웃지 않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아무래도 여성은 남성보다 감정이 풍부해서, 자기가 하는 말에 자기가 웃기 때문에 덜 웃긴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어쨌거나 남을 웃긴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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