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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메모선장의 블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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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을 옷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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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야 바지와 반팔만 입으면 땡이니까 괜찮았지만, 옷을 여러겹 입는 가을이 되자 입을 옷이 적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정장에 가까운 옷은 몇 벌이고 있지만 캐주얼하게 입을 옷은 거의 없어서 옷을 입을 때마다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게다가 넥타이를 좋아해서 '오늘은 좀 잘 입어볼까'하고 옷을 입기 시작하면 어느새 넥타이에 조끼까지 차려입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무슨 일이 있느냐는 말을 자주 듣는데, 음, 죄송하지만 대체로 아무 일도 없다. 정말 입을 옷이 없어서 정장을 입고 있을 뿐이다. 나라고 편한 옷이 싫을 리가 있나. 편한 옷은 얼마 없는데다 아무리 맞춰봐도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라 입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집을 나서기 전에 무심코 정장을 입었다가 30분이나 걸려서 캐주얼로 갈아입었다. 이 옷 저 옷을 걸쳐보면서 나는 정장이 불편하긴 해도 고민할 일이 없어서 참 편하구나 싶었다. 그래서 정말 매일 정장만 입으면 만사 해결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사람이 넥타이를 하고 정장을 입으면 아무래도 긴장하고 몸가짐에 주의를 하게 되는 법이고, 딱히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매일 긴장하고 살다간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캐주얼한 옷은 입고 싶어도 얼마 없으니, 집안을 뒤져서 옷을 발굴하든지 굶어서 옷을 사든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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