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간만에 잘입는다고 얇은 코트만 입고 나갔다. 매일같이 패딩만 입다 코트를 입으니 곰에서 사람이 된 기분이었는데, 종일 떨고 나니 그 이후로 몸상태가 좋지 않다. 고단한 몸이 꿈을 꾸었다. 비가 내려 노천의 금 사이로 스몄고 스며든 물은 한파에 얼어붙어 팽창했다. 심상치 않은 노천 밑으로 내려가니 모든 동방의 벽이 무너져내려 안이 훤히 보였다. 언제 무너져 내릴지 알 수 없는 동방에 내려간 나는 무엇을 먼저 챙겨야 하나 혼란스러웠는데, 최종적으로 해갈노트가 아닌 다른 것들을 챙겼다. 나중에서야 그 일을 후회했는데, 이미 늦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