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할 때는 한국어나 일어로 된 가사가 들어간 음악을 듣지 않는다. 듣고 있으면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알아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신경이 쓰이긴 해서 가사가 들어간 음악은 거의 듣지 않는데, 사실 그 중에서도 일본인이 영어로 부르는 노래는 괜찮다.
tag : 팻메스니, PatMetheny
작업할 때는 주로 스탠더드 재즈나 클래식, 혹은 팻 메스니의 음악을 듣는데, 여기에는 정해지지 않은 주기가 있어서 클래식을 듣다가 팻 메스니의 음악으로 넘어가고, 그러다 다시 스탠더드 재즈로 넘어가곤 한다. 가끔은 애니메이션 BGM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클래식이나 스탠더드 재즈는 기억하기가 쉬워 흐름이 익숙한 것이 편안하고, 팻 메스니의 음악은 몇번을 들어도 처음 듣는 듯해서 좋다. 보통 처음 듣는 음악은 집중해서 듣게 되지만 팻 메스니의 음악은 어떤 규칙으로 움직이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전혀 알 수 없고, 불꽃처럼 바라보고 있으면 좋지만 보고 나서도 어떤 모양이었는지 기억해내기 힘들다는 점이 매력이다. 음악이 귓가에서 기억의 저편으로 흘러간다. 팻 메스니의 음악에도 물론 멜로디가 강렬하고 아름다워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들이 많지만 작업할 때는 그런 것들을 듣지 않는다. 예전에 보드게임을 하면서 그렇게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는, 팻 메스니의 어쿠스틱 기타가 메인이 된 앨범을 들은 적이 있는데, 소박하게 행복했다.
팻 메스니의 음반은 거의 고등학교 때 집 근처의 음반점에서 샀는데, 그곳의 음반은 대개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 뿐이었다. 팻 메스니의 광팬인 가게 주인이 추천을 해줘서 사긴 했지만, 사고 나서도 그때는 이런 음반을 어떻게 듣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가장 즐겨 듣는 작업용 음반은 거의 그곳에서 산 것이다. 잘 안팔리는 음반을 골라서 추천을 하지 않았나 아직 의심스럽긴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지금은 Question & Answer을 듣고 있는데, 드럼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서 참 요상하고 좋은 음반이다.
tag : 팻메스니, PatMethe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