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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메모선장의 블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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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오브 영어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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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공부 좀 하겠다고 나름대로 이런 저런 짓을 해봤지만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인지 별 효과는 없었다. 특히 잘 때나 걸을 때나 시도 때도 없이 틀어댄 영어 방송은 도리어 역효과를 가져왔다. 영어 대화가 들리건 말건 나는 나 나름대로 다른 생각에 열중하기를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듣기 평가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딴 생각을 하게 되고 만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 효과인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아주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4사분기 기대치가 어쩌고 하는 대화는 이미 다 끝나기 일쑤다. 이래선 곤란하지만 집중하는 것 말고는 정말 도리가 없다. 하지만 사실 나와 아무짝에도 관련 없는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자재 배송비가 얼마라느니 휴가간 마이클을 대신해서 도와줄 사람이 인사부 제인이라느니 하는 세부사항을 일일이 기억하기란 아무 보람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일이라, 차라리 상사 욕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싶지만 물론 그런 지문이 나올 턱이 없다. 
 어쨌든 잘때 듣는 영어 대화가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로는 그냥 클래식을 틀고 자게 되었다. 자신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걸은 길도 지나보면 완전히 잘못된 경우란 의외로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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