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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메모선장의 블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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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위생 교육 영화 컨테이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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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재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컨테이젼도 봤는데, 몹시 마음에 들었다. 수많은 유명 배우들이 나오는 것은 둘째치고(애시당초 나는 영화 배우를 그리 잘 기억하지 않는 편이다) 재난 영화이면서도 거창하게 감정에 호소하거나 미국 만세라고 외치지 않는 것이다. 영화는 줄곧 담담하게 질병이 발생해서 전세계로 퍼지는 과정과, 이를 억제하고 백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파워블로거 등 인간 군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영화가 일본 영화였다면 오열하는 장면이나 백신으로 사람들이 치유되고 서로를 용서하는 장면을 롱테이크로 잡으면서 가슴을 적시는 노래를 넣었을 것이고 평범한 미국 재난영화였다면 자유의 여신상이 무너지고 성조기가 불타는 장면이나 공무원 혹은 군인이 영웅적으로 희생하는 장면이 들어갔으리라고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사실 희생하는 장면은 나오긴 한다). 재난이 끝나갈 때 연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키스하고 가족끼리 먼 하늘을 바라보며 어깨를 감싸안지도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비슷한 맥락의 장면들이 나오긴 하지만 여기서 눈물을 흘리면 된다고 감독이 윙크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만큼 영화가 큰 폭으로 완급을 조절하지는 않아서 맥이 빠진다고 느낄 사람도 제법 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서 마음에 들었다. 

 영화를 다 보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은 뒤 근처의 라멘집에 갔는데, 어쩐지 중국인 같은 점원이 깍두기 통을 꺼내서 덜어내지도 않고 숟가락으로 퍼다 맛을 보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역시 한국도 꽤나 위험한 지역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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