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우기가 도입되었는지 비가 그치질 않는다. 평소에 가방에 들어가는 3단 우산만을 사용했던 나는 대폭우에 시달린 이후 결국 1단 대형 우산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째선지 집에 있는 대형 우산은 모조리 손잡이 부분이 갈고리 모양이 아니라 지하철에서 불편하기 짝이 없다. 예전에는 분명 페이스샵에서 가져온 갈고리우산(이라고 칭하자)이 하나 있었는데, 과음한 날 6호선에 두고 내린 것이다. 그 때는 그게 그토록 커다란 손실일 줄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땅을 치며 통곡할 일이다.
각설하고, 훌륭한 우산의 조건은 무엇일까? 나의 개인적인 기준에 따르자면 우선 위에도 말했듯이 반드시 손잡이는 갈고리 형태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하철에 서 있을 때 한 손을 쓸 수 없어서 책을 보거나 아이패드를 쓰는 등 두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로 작고 가벼워서 은닉 및 휴대가 간편해야 한다. 뭐 사실 은닉할 거야 없지만, 작고 가벼우면 가방에 넣어도 부담이 없으니 상비하고 다니기 좋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방수성이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산이니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 우산중에는 그렇지 못한 것도 많아서, 비가 새거나 아무리 털어도 물이 다 털어지지 않아 가방에 다시 넣을 수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면 결국 또 손 하나를 쓰지 못하게 된다.
이 세가지 조건을 만족해야만 나에게 그 우산은 100퍼센트의 우산이라고 인정을 받는데, 다행히 오늘 올리브영에서 그런 우산을 팔기에 샀다. 1단우산이라 작지는 않았지만 가볍고 손잡이가 갈고리 모양이었으며, 방수성이 뛰어났고, 추가로 디자인도 괜찮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리브영과 무관한 상품이긴 했지만 포인트도 쌓았고, 찾던 우산도 구했고, 비도 별로 안오고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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